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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커피가 파킨슨병 예방할까?

갓 볶은 커피를 즉석에서 갈아 뜨거운 물을 정성껏 부어 마시든, 간편하게 인스턴트 커피를 휘휘 저어 마시든 우리 일상에서 커피는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많이 마시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찾게 되는 커피. 어떤 질환에서는 마시면 마실수록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파킨슨병에서다. 올해는 파킨슨병이 세상에 알려진 지 200년째 되는 해다.

영국의 의사 제임스 파킨슨은 동작이 느려지고 몸이 굳어지며 손떨림을 보이는 환자들을 분석하여 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이름을 따서 파킨슨병(매년 4월11일 세계파킨슨병의 날)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 대뇌 도파민 세포가 점차 줄어들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밝혀졌고, 근래에는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한 약물이 개발되면서 신경 퇴행성 질환 중 유일하게 치료제가 있는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노화 및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발생한 병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런데 커피는 어떻게 파킨슨병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 궁금함에 찾아보니 커피의 특정 성분과 신체 내 생리작용을 밝히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뇌에 대한 부분을 정리해 보니 다음과 같다.

첫째, 카페인의 중추작용이다.
카페인의 중추신경계 작용은 저용량에서 도파민 신경계를 강화하여 각성작용이 나타나며 의욕 증가 등의 효과를 보인다. 카페인은 용량에 따라 작용이 달라지기도 한다. 카페인은 저용량에서는 아데노신계에 대한 억제 작용을, 고용량일 때는 인산계에 대한 억제 작용을 한다.

둘째, 인지기능에 대한 작용효과다.
커피를 볶는 단계가 진행될수록 감소되는 어떤 물질에 의해 인지기능 개선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향과 관련된 유기산들이 그것이며 신경세포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셋째, 커피의 향기가 뇌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커피향이 주는 심리적 효과와 긴장이완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 커피향을 제시하였을 때 마음이 편안할 때 나타나는 알파파의 영역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결국 커피를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달 대한이상운동질환학회에 초청된 태너 박사가 파킨슨병의 발생원인에 대한 강의를 마치고 강단에서 내려왔을 때 커피의 예방효과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사람들과 나눠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데 파킨슨병이 다가올 수 있겠어요”라고 했다. 웃으며 돌아온 대답에 어쩌면 질병을 막는 실마리가 숨어 있는 듯했다.



글. 박종규 순천향대 구미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