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의료진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기틀 다진 스페셜리스트, 김태형 감염내과 교수(연구부원장)

“하고 싶은 일보다, 남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야”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기틀 다진 스페셜리스트



한 소년은 잠시 프랑스에서 사는 경험을 했다. 그 당시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처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발견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이 소년은 질병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의 김태형 감염내과 교수(연구부원장)의 이야기다.


자신의 꿈과 아버지의 권유가 더해져 의대에 입학은 김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는 그것보다는 질병을 연구하는 의사를 꿈꿨다. 결국 김 교수의 선택은 내과였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저는 분명 내과가 가장 잘 맞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과를 선택했고 그중에서도 소외받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감염내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결핵이나 각종 감염병이 힘든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었다.젊은 시절 김 교수는 이런 환자들을 위해 연구를 하고자 했다. 여러 감염병 치료 연구를 통해 많은 환자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순천향 서울병원에서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다


지난 2003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부임한 김 교수에게 인생에 있어서 매우 큰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찾아왔다. “지역 특성상 저희 순천향대서울병원에는 아주 많은 HIV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그 환자들을 보며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런 환자들을 직접 돌보며 치료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의사는 하고 싶은 일보다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으니까요.”어린 시절 프랑스에서 처음 알게 된 HIV 바이러스가 한국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 다시 김 교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천향만의 인간사랑 정신은 김 교수가 더욱 진정성있게 환자를 돌보는데 큰 모토가 되었다.

“저희 서울병원은 다른 큰 대학병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영역에서의 인도주의 정신이 있다는 점이 우리 병원의 자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선배들과 병원의 지지로 새로운 의사로 거듭나다


처음 서울병원에 온 김 교수에게 선배교수들과 경영진들도 많은 지지를 보내고 지원해줬다. “당시 우리 순천향 4개 병원 중에 제가 유일한 감염내과 의사였습니다. 4개 병원 모두에 도움을 줘야 하는 상황이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 순천향 선배 교수님들 병원의 지지를 얻어 감염내과의 영역을 더욱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환 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사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 김 교수는 HIV뿐 아니라 신종플루, 메르스, 그리고 가장 큰 고통을 주었던 코로나19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담당해 왔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오면서 제 인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연구만 고집하던 조금은 이기적인 의사였다면, 서울병원에 오면서 좀 더 많은 이들에 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로 바뀐 것 같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김 교수는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 등을 각기 다른 여러 병원에서 경험했다. 특히 IMF 시절 근무했던 시립병원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환자들의 의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많은 어려운 환자를 경험했다. “이러한 이력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수많은 환자를 돌보면서 좀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었고 순천향에 와서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질병청과의 활발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에는

‘항균제적정사업연구’라는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여러 수치상 항균제적정사용 부분에서

가장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감염내과 부분 톱 병원의 자리에 오르다


다른 큰 병원에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HIV나 각종 수술 감염 등에서는 이제 자타공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환자들이 김 교수와 감염내과팀을 찾아온다. 이럴 수 있었던 데에서 4개 병원과의 원활한 소통도 한몫했다. 김 교수의 경험과 노하우를 4개 병원 14명의 교수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3년부터 부천병원, 천안병원과 매일 아침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미병원도 매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제가 직접 병원을 찾아갔었지만 지금은 화상으로 함께 합니다.” 김 교수는 이제 우리 순천향대학교 4개 병원이 감염내과 환자들이 찾고 싶은 최고의 병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당시에도 감염내과를 비롯한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병원장님께서 직접 매일 아침 모든 직원들에게 상황을 브리핑 해주셨습니다. 기획실장이었던 저 역시 매일 매일의 상황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 게시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제공하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 돌보고, 후배 가르치고, 연구하다


김 교수는 의사로서 가장 선호하는 일 첫 번째로 ‘교육’을 꼽았다. 학생들과 전공의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르치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연구’, 그리고 세 번째가 ‘환자를 보는 것’이라 설명했다. “사실은 선호하는 순서와 는 정반대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거의 98% 시간을 환자 보는 데 쓰고 있거든요. 하지만 시간을 쪼개어 후배 양성과 연구에도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부원장으로서 교수님들의 연구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HIV를 비롯한 여러 감염내과 관련 학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HIV 분야에서는 스페셜리스트로 통한다. 그리고 대한항균요법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질병청과 의 활발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에는 ‘항균제적정사업연구’라는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여러 수치상 항균제적정사용 부분에서 가장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김 교수와 감염내과의 노력으로 지난 코로나19, 메르스 상황에서 질병관리청과 등 관련 정부 부처와 깊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를 통해 관련 당국이 가장 신뢰하는 모범적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바로 전에 저희 병원 내 팬데믹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 때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질병청으로 매우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국적·신념·종교·인종 구분 없이 신뢰받는 병원


김 교수는 순천향병원의 창립 정신인 ‘인간사랑’을 통해 감염내과 외에 모든 의료진들이 큰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수많은 외국인들이 깊은 신뢰를 보이며 서울병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선배 교수님들을 비롯해 모든 교수들이 외국인 진료에 특화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어떤 인종, 종교, 국적의 환자라도 차별 없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 중에 가장 문턱이 낮은 병원이 저희 병원입니다.” 이런 이유로 여러 인권 단체, 종교단체, 선교단체 등으로부터 신뢰받고 있으며 이들 단체의 추천으로 매해 더 많은 외국인 환자가 찾고 있다. 김 교수는 한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1990년대 처음 HIV에 감염된 한 환자는 용산보건소에서 진단을 받고도 두려워서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질환으로 인해 서울병원을 찾게 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불과 저희 병원에서 1킬로 남짓한 거리에 있는 용산보건소에서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데 무려 2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셈이죠. 저희 병원은 모든 환자들이 두려움 없이 찾을 수 있는 병원이라 자신합니다.” 김 교수는 이런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열악한 환경도 있지만 모든 교직원들은 우리가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그동안 잘 소통해 준 모든 교직원들에 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 말했다. 또한 “후배들 역시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사가 되고자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