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의료진

환자의 높은 삶의 질을 위한 만성 피부질환 난치병 치료에 주력!


환자의 높은 삶의 질을 위한 

만성 피부질환 난치병 치료에 주력!


“삶의 질 해치는 난치병 치료에 주력할 것”

화농성 한선염 연구에 관심…후배 지지해 주는 선배로 남을 것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피부과는 가려움으로 진료를 받거나 외모의 개선을 위해 방문하는 진료과로 여겨지고 있다.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많은 피부질환들이 타인의 눈에 보이는 곳에 발병한다는 면에서 환자들이 질환으로 갖는 심리적인 고통이 더해지기도 한다. 특히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은 환자들에게 그 어떤 질환보다도 더 큰 고통과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최유성 피부과 교수는 만성 피부질환의 적절한 진료를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최유성 피부과 교수는 건선, 여드름 및 여드름 흉터, 피부 양성 및 악성 종양환자 수술 등이 전문 분야다. 흔히들 피부과라 하면 미용적인 측면에서 주로 생각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극심한 통증과 심리적 부담을 주는 사례를 흔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최 교수가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온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 “이곳에 온지 1년 이 조금 넘은 것 같네요. 대형 병원은 병상수나 환자수, 각종 수치 등과 같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도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은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와서 이 병원이 갖고 있는 저력이나 시스템에 놀라고 있습니다. 피부과 의사로서 많은 진료와 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인 것 같습니다.”


최 교수는 그저 피부과가 좋아서 선택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피부과 의사들이 진료를 하는 것이 병변을 눈으로만 보고 직관적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피부과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진단을 내리는 일련의 과정들, 피부과적 검사나 치료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서 ‘피부과 공부가 재미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약물을 투여하거나 도포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피부질환에 외과적인 처치들도 치료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의사들에게 공통적인 얘기겠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술기에 대한 숙련도가 올라가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최 교수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 환자나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위중한 질환이라는 점이다.




“사실 병이라는 건 의사가 판단하는 중증도(severity)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의 정도에 대한 평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환자들이 이런 부분을 힘들어한다는 것에 대해 피부과 의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정서적인 지지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잘 모르거든요. 피부질환은 정도에 따라 환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됩니다. 만성질환은 처음에 병이 생긴 이후 진단하는데 걸리는 시간, 진단하고 나서 잘 치료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 다릅니다. 치료 약을 길게는 5~10년, 때로는 평생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환자입장에서는 질환 자체로도 삶의 질이 낮아지지만 누적되는 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쌓이면서 추가되는 고통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환자 삶의 질을 위해 ‘난치병’ 진료에 관심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00~8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새로운 희귀질환도 의학계에 계속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하다. 게다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아 유병률에 따른 예측 환자수보다 치료받는 환자 수가 현저히 적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는 질환도 있다.

최 교수는 이런 희귀 피부질환을 통해 환자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로서 어떤 연구와 활동이 필요한지에 대해 항상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들에게는 가장 큰 고통이 되는 ‘난치성 피부질환’ 연구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대한여드름주사학회, 대한건선학회 등에서 많은 부분의 학술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 발생하여 심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유발시키는 난치 피부질환인 ‘화농성 한선염’ 치료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화농성 한선염은 겨드랑이, 엉덩이, 사타구니 등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그저 흔한 종기로 오해되기 쉽지만 자주 재발하고 염증이 심해지면서 심한 통증이나 흉터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하지 않아서 그냥 지내는 환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면, 일부환자에서는 증세가 심하고 치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 진단과 치료 모두가 어려우며 환자들의 인식도 아주 낮은 질환이다. 현재의 증세뿐 아니라 장기적인 효과 유지와 근본적으로 질병의 완전한 이해를 위한 전략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이 질환에 대한 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으며 관련 학회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진료에 도입되는 등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운 질환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하면 좋아지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만성 질환의 치료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개선되고 또 환자들이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말을 듣는 것은 모든 의사들에게 기분 좋은 일이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치가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하고 있던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이 증세가 개선되어 일상에 복귀하는 것을 보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어 피부과 의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환자들이 접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정보는 늘 부족하기 때문에 최유성 교수는 언론 매체나 영상을 통한 질환 정보전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질환 관련 기사나 영상을 보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오시는 환자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의 정보나 치료에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이전의 치료가 부족한 것들도 있겠지만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질환이 갖고 있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또 이 질환에 익숙하고 치료에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환자들이 완치가 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치료 후 많이 개선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치료 후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진료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 고통과 그에 따른 생활변화에 주목


최 교수는 화농성 한선염, 여드름, 건선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들로 인한 환자들의 장기적인 동반 질환 발생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은 그 자체가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을 줍니다. 이 환자들이 시간이 경과되면서 질환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신체의 변화, 치료로 인한 변화, 장기 누적되는 약물의 부작용,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cumulative life course impairment)변화 등에 관심과 주목이 필요합니다.” 교과서 등에 기술되어 있는 질환별 중증도에 따른 치료 알고리즘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각의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개별 환자의 생활 변화에 따른 대처, 근본적으로는 환자마다 개별화된 정밀 치료(precision medicine)에 대한 관심이 피부과 진료에서도 도입되고 있는데, 특히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의 심한 정도가 치료의 선택에 잘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병이라는 건 의사가 판단하는 중증도(severity)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의 정도에 대한 평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한 DLQI(Dermatologic Life Quality Index)같은 다양한 방법들이 실제 진료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려워서 하룻밤을 못 잔다든가, 어떤 일에도 집중을 할 수 없다든지, 또 일상 생활에서 부지불식 중에 계속 긁거나, 옷에 비듬이 떨어져서 위생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오해 받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많은 염증성 피부 질환에서 동반됩니다. 환자들이 이런 부분을 힘들어한다는 것에 대해 피부과 의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정서적인 지지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적응과 기대


최 교수는 건양대학교 의대를 나왔고 트레이닝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했다. 순천향대학교와는 우연한 기회에 석사 과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처음 인연이 됐다. 다시 순천향대학교에 온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저는 수련 받은 병원, 석사, 박사, 전임의 과정을 경험한 병원들이 다 다릅니다. 저 나름대로 많은 병원들의 시스템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해봤다고 생각하는데요.


각각의 병원들마다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이 있는 병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나름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 같습니다. 예기치 않은 문제를 잘 극복한다던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 적극적이라던가, 조직원들간 유기적으로 의사 소통이 잘 된다든지 각각의 병원들이 특장점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장점으로 구체적인 어떤 수치로 평가되기 어려운 것이라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과 같이 오랜 역사가 있는 병원도 분명히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1년이 조금 넘은 짧은 기간이지만 이곳에 와서 제가 직접 느낀 점입니다. 저력이 있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 교수가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왔던 시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이 큰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그 과정을 직접 보면서 순천향대 서울병원만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던 과정을 보면서 잘 구축된 병원의 시스템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순천향 서울병원의 발전, 또 피부과의 미래를 위해서는 끊임 없는 연구와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포부도 밝혔다. “열심히 진료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는 것은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견이 있을 수 없겠죠. 다만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예전의 고전적인 교육과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 것에 대한 훈계도 중요하지만 칭찬과 격려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환자의 신체적, 정서적인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세심한 진료를 하여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브랜드 파워에 기여하는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