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결핵환자와 같이 식사하면 결핵에 걸린다?

“아버지가 이번에 폐결핵 진단을 받으셨어요. 그런데 저희 가족 모두 한 상에서 국도 같이 떠먹고 했거든요. 저희 가족 모두 결핵에 걸린 건 아닐까요?”

외래진료실에서 폐결핵 환자 가족들로부터 흔히 듣는 질문이다.

폐결핵은 결핵균이 폐에 들어와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주로 폐에 발생하지만 뇌, 척수, 림프절 등 인체의 모든 장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폐와 기관지, 후두의 호흡기 결핵만이 전염성을 갖고 있다. 드라마 ‘사랑비’에서 윤아는 폐결핵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갔지만, 폐결핵은 조기에 발견해 잘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되는 질환이다. 그렇지만 늦게 발견되거나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완치돼도 후유증이 많이 남거나 사망할 수도 있고,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켜 피해를 주게 된다.

결핵은 어떻게 걸릴까?

전염성 폐결핵은 환자의 기침,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에 배출된 결핵균이 기도를 통해 폐로 침투해 감염된다. 단지 밥을 같이 먹거나 수저를 같이 쓰는 등으로는 절대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균에 감염되어도 모두 병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약 10% 정도만 진행되고, 나머지는 감염되어도 평생 건강하게 살아간다. 만약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면 발병 확률은 높아진다.

어떻게 검사하나?

기침, 객혈, 발열, 전신 무력감, 미열, 체중감소 등이 주 증상이다. 증상이 없어도 우연히 촬영한 흉부X-ray검사로 진단될 수도 있다. 2~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데도 콧물이나 목 아픔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없는 경우 결핵검사가 필요하다. 결핵은 객담검사와 흉부X-ray검사를 통해 판정한다.

객담검사에는 ‘도말검사’와 ‘배양검사’가 있다. 도말검사는 객담에서 결핵균이 보이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1~2일 정도 소요된다. 이에 반해 배양검사는 결핵균을 배양해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검사다. 결핵균이 자라는 시간이 오래 걸려 최대 2개월이 소요된다. 도말검사에서 균이 보이더라도 약 30%의 전염성이 없는 비결핵 항산균이 있어 추가 검사가 꼭 필요하다.

흉부X-ray검사는 폐 속에 치즈 같은 육아종(Granuloma) 덩어리나 뻥 뚫린 공동(Cavity) 같은 병변으로 진단한다. 객담검사가 음성이라도 흉부X-ray검사만으로 결핵을 진단할 수 있다. 과거 흉부X-ray검사와 변화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 외에도 상황에 따라 기관지내시경, CT, 결핵균 유전자 검사 등을 시행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표준항결핵치료제로 치료할 경우 치료기간은 총 6개월이다. 처음 처방 후 1~2주 지나 방문해 약물 부작용이나 문제점에 대하여 진찰하고, 이후부터는 1~2달마다 방문하여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는 표준항결핵제 외에 2차 항결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치료의 성공여부는 꾸준한 약 복용에 달려있다. 기침, 가래 등 증상이 사라져도 매일 아침 식전 30분에서 1시간 전에 최소한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임의 조기중단과 불규칙한 치료가 치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어떻게 관리하나?

대부분 항결핵제를 2주간 복용하면 전염성은 없어진다. 그렇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약에 내성이 생긴 결핵의 경우는 계속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공기를 통해 전염되므로 기침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환자가 먹었던 음식물, 식기, 사용하는 물건들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아 따로 식사하거나 소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같이 거주하는 가족들은 공기를 통해 전염될 위험이 있다. 특히 6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노인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치명적인 결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중 전염성 폐결핵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흉부X-ray검사로 활동성 결핵 여부를 확인하고, 피부반응검사 혹은 혈액검사로 잠복결핵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는 고단백으로 섭취하면 되지만 평소와 마찬가지로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 입맛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약, 건강보조식품 등 복용중인 약제와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은 결핵의 위험인자로 반드시 금연한다.

류지원 / 호흡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