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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백일해'

작성일 : 2011.11.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3,727

최근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백일해 질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2달 사이에 우리 충청지역의 만성 기침으로 내원한 환자 20명 중 9명에서(접촉자 4명 포함) 백일해 양성 반응이 나와 보건 당국도 긴장을 했다.

발작적인 기침이 100일 동안 지속된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한 백일해는 5세미만의 아이들에게 가장 감염 빈도가 높고, 1세 미만의 영아에서는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영아가 감염될 경우 기관지 폐렴, 경련, 뇌손상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이다.

원인균은 Bordetella pertussis라는 백일해 세균으로 인간이 유일한 숙주이며,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서 전파되거나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온 작은 침방울에 의해 호흡기로 전파된다. 백일해의 위험성은 가족이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신생아의 백일해 감염 경로는 75%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이다. 이에 따라 영유아를 돌보거나 함께 생활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백일해 감염이 영유아에게 전염되어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2009년 7월부터 2010년 9월에 인후염 환자를 대상으로 백일해균 감염 실태를 조사했는데 1533명 중 28명에서 양성 반응이 보였다. 이 중 10세 이하에서 19건, 11~20세에서 7건, 21세 이상에서는 단지 2건이 검출되었다. 또 2009년 1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호흡기-알레르기내과가 주관하여 시행한 국내 성인백일해 감염 실태조사에서도 741명 중 4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해마다 보고된 건수가 적고, 주로 소아에서 많았기 때문에 점차 사라지는 병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최근 2달 사이에(7~8월) 전국적으로 64명 검사에서 15명이 양성이 나왔고, 이 중 충청권에서 9명이 양성이 나왔다. 10세 이하는 2명, 11~20세는 2명, 21세 이상은 5명이었다.

접촉자 감염은 2명의 환자에서 발생했는데 24세 엄마가 우선 감염되고 아빠, 아들, 딸까지 전 가족이 감염되었다. 또 다른 감염자는 48세 엄마로 아빠는 괜찮았지만 15세 아들에게 전염되었다. 이처럼 백일해 전염은 가족 중 성인감염 후 자식들에게 전염되는 경로를 거친다.
최근 들어 백일해 감염이 대두되는 이유는 어려서 맞는 백일해 백신에 대한 면역력이 감소되어 청소년이나 성인에서 발생이 증가할 수 있고, 또한 자녀의 예방접종을 미루거나 맞히지 않는 부모들이 늘어나 집단 면역이 무너져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백신을 철저히 맞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후 2, 4, 6, 15~18개월에 각각 한 번씩 DTaP 백신을 맞고, 만 4~6세에 한 번 더 접종을 하는 등 총 5회에 걸쳐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게 되어 있다. 이 때 만 4~6세 때 추가 접종을 놓치게 되면 10세 이후 면역력이 떨어져 백일해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추가 접종을 챙겨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Td백신 접종은 만 11~64세까지의 청소년 및 성인들에게 매 10년마다 권장되는데, 이 중 1회를 백일해 항원이 들어있는 Tdap백신 접종으로 대체한다면 성인 백일해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 출산 직후의 산모, 영유아와 접촉이 잦은 가족, 영유아를 돌보는 보모 및 육아시설 종사자, 의료인들은 반드시 백일해 백신 추가 접종을 챙겨야 한다.
감염되면 일단 환자는 발병 후 약 4주간 또는 기침이 멈출 때까지 격리시켜야 한다. 2주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고,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는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고, 항체 여부를 확인 후 예방 접종을 실시하면 된다.

성인 백일해는 주로 만성 기침만을 유발하지만 주변 가족 중 영유아에 감염됐을 때 치명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성인에서 기침이 오래간다면 반드시 백일해 감염으로 의심하고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