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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작성일 : 2013.02.21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622

목에 혹이 만져 진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특히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면 상기도 감염과 함께 목의 임파절 종창을 비롯한 감염성 질환도 그 빈도가 부쩍 는다. 대부분 적절한 투약만으로도 수 일 내지 수 주안에 호전되는 반응성 임파절 증식이 많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경부(목 부위) 종괴 혹은 종창은 그 양상과 위치 그리고 환자의 연령에 따라 호발 질환이 구분된다. 먼저 경부 종창은 감염과 연관되어 병소 및 주변 연부조직의 염증 또는 농양(고름)에 의한 부종으로 종괴와는 다르다.

경부 종괴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혹 또는 덩어리(종양)다. 대개 종창은 병소의 심한 통증과 함께 병소 및 주변을 눌렀을 때 심해지는 압통을 특징이며, 종괴는 대개 통증 및 압통의 정도와 빈도가 종창보다 덜 하다. 종창은 기저 감염성 질환 또는 농양(고름)이 해결되면 자연히 소실되고, 발병부터 외래를 찾기까지 대개 수주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종괴는 수주 이상 경과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 흔하다.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부에 흔히 발생하는 종괴는 앞에 기술한 바와 같이 환자의 병력과 진찰만으로도 대부분 진단이 내려지며,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초음파, CT, MRI와 같은 특수 검사들이 동원된다. 가장 흔한 종괴는 반응성 임파절 증식이다. 국소 또는 전신 질환과 연관되어 나타나며, 대개 기저 질환의 치유와 함께 자연 소실된다.

유아 및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종괴는 크기가 증가, 감소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울 때 커진다든지, 상기도 감염과 연관되어 커지는 경우가 많고, 대표적인 경우가 주로 유아기에 발견되는 하마종, 임프관종, 혈관종, 그리고 청소년기에 발견되는 새열낭종 등이 있다. 모두 선천성 종괴이다.

목 앞 중앙부의 종괴가 침을 삼키거나 혀를 내밀 때 위 아래로 움직이면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에도 흔한 갑상설골낭종 및 갑상선 종괴를 의심할 수 있다. 선천성 종괴의 치료에는 환자들이 어린이부터 젊은 성인인 점을 감안해 수술이 아닌 특수 약물 주입을 통한 경화요법이 흔히 시행되고 있으며, 수술 치료도 이전에는 병변을 직접 절개했으나, 지금은 귀 뒤쪽을 절개해서 수술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성인에서 잘 생기는 종괴는 유피낭종, 함입낭종과 같은 양성 종괴도 있지만, 다양한 원발 부위에서 경부 임파절로 전이되어 온 악성 종괴(두경부암)도 드물지 않다. 두경부암에는 음성변화를 동반하는 후두암과 같이 조기발견이 가능한 암도 있지만 하인두암처럼 진행된 병기에 이르도록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갑상선 검진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발견율이 크게 증가한 갑상선암이 두경부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이 되었다. 갑상선암도 다른 두경부암과 같이 크기가 5㎜이하임에도 불구하고 경부 전이가 함께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와 같이 전이성 임파절 악성종양의 경우 원발부위의 치료뿐만 아니라 전이부위 임파절 치료 역시 종양학적인 치료 안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의 대표적인 예가 원발부 절제술과 동반되어 시행되는 경부 임파절 청소술이다.

두경부는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것 외에도 표정을 짓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며, 운동신경, 지각신경 및 자율신경을 포함한 각종 신경이 머리에서 몸으로 가는 통로역할을 한다.

수술은 이러한 기능들의 손상가능성을 염두해 계획되어야 하며, 수술로 얻어지는 이익과 더불어 잃게 되는 기능의 상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점에서 항상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따라서 경부 종괴를 발견하면 반드시 이비인후과의 두경부외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기능보존을 고려한 적절한 방법과 범위를 선택하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재홍 _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 충청투데이(2013-02-21) 목에 혹이 만져지면?(경부 종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