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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침묵의 암 '췌장암' … '금연'과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최선

작성일 : 2013.05.2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3,467

위 뒤쪽 후복막강 내에 위치하는 장기인 췌장은 다량의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을 분비하는 중요한 소화기관이다. 췌장암은 국내 발생 빈도로 볼 때 9번째로 낮지만 진단 당시 80~90%가 수술 불가능하거나 전이되어 5년 생존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무서운 암이다.
오래 전부터 여러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등이 소개됐지만 아직까지 췌장암의 유일한 근치적 치료법은 수술이다. 그러나 환자들 대부분 발견 당시 병기가 진행돼서, 또 고령 및 동반 질환 등으로 위험도가 높아 수술을 받지 못한다. 또한 완전절제를 해도 재발률도 매우 높아 대부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반응이 좋지 않다.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서 황달 치료, 통증 조절, 그리고 암의 진행으로 인해 십이지장이 폐쇄됐을 경우엔 위 배출 장애의 치료 목적으로 내시경적 치료를 시행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특히 약물조절이 어려운 난치성 암성 통증 환자의 경우엔 내시경초음파 유도 아래 신경차단술 등을 시행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내시경적 치료는 주로 소화기내과에서 시행한다.

■ 예방은 금연부터
췌장암의 위험군은 고령, 남자, 흡연, 만성췌장염, 당뇨병 및 유전적 소인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췌장암의 위험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 따라서 금연은 췌장암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또한 충분한 야채 섭취, 조절된 식사를 통한 정상체중 유지 등 일상의 노력들은 췌장암 예방뿐만 아니라 당뇨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에 의한 만성췌장염 역시 위험인자로 음주를 줄여야 한다. 위험군에 속해있다면 정기적인 검진 시 좀 더 정밀한 검사를 시행해 가능한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일반 검진으로는 발견 어려워
일반적인 건강검진인 단순 혈액검사나 종양표지인자로는 췌장암을 예측 또는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검진에서 흔히 시행하는 복부초음파 검사도 췌장의 해부학적 위치로 인해 췌장 전체를 정확히 검사하는데 한계가 있다. 비만이나 장내 가스 등 환자의 복부상태나 검사자에 따른 차이도 발생한다. 일반적인 CT 역시 초음파보다 우수하지만 초기 미세암 등을 발견하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의 최선은 췌장암의 위험군인 경우 소화기내과 전문의 상담 후 췌장 복부CT(혹은 MRI) 및 내시경초음파와 같은 정밀검사를 통해 조기검진을 시행하는 것이다.

■ 췌장 낭성 종양도 증가
최근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복부초음파와 CT검사에서 우연히 췌장 낭성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발생 빈도는 다양하나 20%미만이고, 종류도 다양하다. 췌장 낭성 종양은 일부 암이 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관찰 및 근치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복부CT 외에 내시경초음파 및 내시경초음파 유도 아래 조직검사나 세포흡입술 등으로 감별과 진단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췌장 낭성 종양에 대한 내시경적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선택적으로 수술에 대한 위험도가 높거나 추적 관찰 시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와 경계성 종양 등에 시행되고 있다. 시술은 내시경초음파 유도 아래 진단적 세침흡입술을 시행하면서 알코올이나 화학약물을 이용한 내시경적 제거술을 시행한다. 이 치료는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법은 아니지만 악성화 가능성이 있는 낭성 종양을 조기에 예방·치료할 수 있고, 장기간의 추적관찰을 단축시킬 수도 있어 의미가 크다. 아직까지 췌장 낭성 종양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순천향대병원은 풍부한 내시경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중부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췌장 낭성 종양에 대한 진단적 검사 및 내시경적 제거술을 시행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췌장의 단순 낭종은 극히 드물고, 단순한 간과 신장의 낭종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췌장 낭성 종양이 발견되었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정밀검사와 치료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태훈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