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초대석

[신장내과 홍세용 교수] 농약중독 진단과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작성일 : 2010.10.01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5,585

예나 지금이나 한 해 맹독성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엄청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1990년대 초 농약중독으로 꺼져가던 수많은 생명들이 되살려지기 시작했다. 획기적인 농약중독 치료법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1980년대 초. 당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불모지, 농약중독 치료 분야 속으로 우리지역의 한 대학병원 교수가 위대한 첫발을 들여놓는다. 홍세용 교수. 이미 지역 최초의 신장이식 성공, 최다 신장이식 등의 걸출한 이력을 세워 신장내과 교수로서 일가를 이루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대로를 걷던 그였다.

화려하고 보장된 길을 마다하고 어려운 싸움에 뛰어든 그는, 10년의 고독한 연구, 밤낮없이 연구실 불을 밝힌 끝에 일생일대 금자탑을 세운다. 맹독성 농약중독의 치료법을 찾은 것. 홍 교수는 특히 원액(20%)을 1~2방울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정도의 맹독성 제초제의 해독에 큰 성과를 냈다. 홍 교수의 치료방법 개발로 희박했던 생존율은 최고 85%까지 높아졌다. 지금까지 17년 동안 그가 구해낸 생명은 5천명이 족히 넘는다.

“자살 환자들 보다는 농약 취급부주의로 인해 농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손 놓고 볼 수가 없어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홍 교수는 “농약을 마시고도 정신이 멀쩡한 농민들, 그 곁을 지키던 가족들에게 ‘며칠 있으면 사망할 겁니다’라는 말을 건네는 건 의사로서 차마 할 짓이 못됐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홍 교수는 농촌에서 성장과정을 보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그의 농민들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그는 수년전 또다시 농민들의 건강을 보살피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함께 만성농약중독증 진단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고, 3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세계 최초의 성과로 국내 농촌의학은 물론 전 세계 농민들의 보건증진에 큰 위업으로 기록되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안전장치 및 살포 기계화가 미비하고 안전 의식도 부족해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농민들이 만성 농약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농민 중에는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농약노출에 의해 유발되거나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성 농약중독 환자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그간 막연한 진단과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치료로 많은 부작용이 이어져 왔다.

그가 수립한 만성농약중독증 진단기준은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실렸고, 전 세계 의료진에게 전파되어 파킨슨씨병, 우울증, 신경질환, 기타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만성농약중독의 변별에 객관적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이 업적으로 홍 교수는 얼마 전 의료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농업과학기술상도 받았다.

해마다 농약중독으로 그에게서 입원 치료받는 환자는 약 400명. 외래진료를 포함하면 한 해 1000여 명 정도가 홍 교수의 손을 거친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도 많지만 사망하는 환자도 더러 있다.

홍 교수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농약중독 홈페이지(/attach/DATA/old_data/cheonan/honglab/index.do)에는 한 달에 100여 건이 넘는 농약 중독 관련 상담이 올라오는데, 놀랍게도 거의 실시간으로 그의 답글이 오른다. 하루 25시간을 바쁘게 뛰는 그의 초인적인 노력의 결과다. 그의 성의 있는 답변들 속에서 생명의 꽃이 다시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