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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아동과 청소년의 폭력

정신분석가 Sigmund Freud는 인간의 공격성을 성(性)적 리비도와 함께 생존을 위한 2대 본능으로 규정했다. 공격성은 적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본능으로서 인간에게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타인의 지시나 제재가 없어도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는 자기 통제 능력이 공격성과 함께 발달하게 되어, 불과 두세살된 아이한테서도 이러한 자기 통제가 관찰된다.

이러한 인간의 공격성과 자기 통제력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견제가 가능할 때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회에서 무리 없이 적응을 해나가게 된다. 하지만, 공격성에 비해 자기 통제 능력이 부족하면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이 되고, 반대로 공격성에 비해 자기 통제 능력이 과도하게 작용을 하면 자기 억제가 커져서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문제가 되는 인간의 공격적인 성향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나타나서 초등학교 시기에 점차 커진다고 한다. 만 12-13세 아동의 공격적인 행동은 10년 후 개인의 반사회적인 행동을 상당한 정도로 예언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에 공격적이면서 동시에 부산스럽고 과잉활동을 보이며 이로 인해 엄마와 갈등적인 관계에 있던 아이들은 커가면서도 계속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동기에 반사회적 행동이 없었던 사람은 커서 반사회적인 사람이 되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고 한다.

이러한 공격성이 특히 문제가 되는 시기는 청소년기이다. 청소년기는 부모로부터의 일방적인 보호와 양육에서 벗어나 심리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여러 가지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 동안 청소년은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을 수가 있고 따라서 방황을 하게 되며, 이러한 방황이 길어질 경우 자아 정체감의 혼란이 초래된다. 이럴 때 그간 자기 통제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청소년들에서 일종의 분출구로서 폭력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폭력이란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불법이나 사회규범에 위반하여 힘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어떤 행동을 강요하거나 상처를 내는 시도로 정의된다. 폭력에는 폭행이나 구타와 같은 신체적인 폭력은 물론, 괴롭힘, 위협, 협박 등 언어적이나 심리적인 형태의 정신적인 폭력도 포함이 된다. 폭력은 엄연히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폭력 피해 아동의 장단기적 심리적 후유증은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가해 아동의 사회적 부적응과 성인기 범죄나 알코올 중독으로의 발전 또한 큰 문제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학교 폭력 가해자의 25%가 성인이 되어 범법자가 된다고 한다. 흔히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아이가 한두번쯤 거짓말을 하고,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때리고 말썽을 부리고, 집중력이 부족하고 행동통제가 안되고 말을 잘 안 듣고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잘하지 못하는 것이 단지 아이가 아직 어리고 철이 덜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좀더 크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하고 낙관적인 기대가 한편으로는 아이한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들을 덮어두게 하는 수도 있다.

소아청소년정신과의사로서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후천적으로 개선 가능한 심리적 과제를 단 한가지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본인은 주저 없이 자기 통제력을 택할 것이다. 그것도 일찌감치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중재에 나서기를 권하고 싶다. 따라서 아이가 주산기 합병증이 있었거나 발달이 지연되어있거나, 또는 훔치기나 거짓말하기와 같은 은근한 문제행동을 나타내거나, 까다롭고 충동적인 기질을 갖는 아이라면, 그리고 학교에서 학업에 어려움이 있고 학교와의 유대가 없으며 친구들로부터 사회성이 부족하고 따돌림을 당하거나 나쁜 친구들과 어울린다면 아이가 공격적이지 않은지 또는 폭력의 희생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