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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학습장애

학습장애란 무엇인가? 공부 못하는 것도 병이라고 하면, 혹자는 우리나라처럼 학생의 학업성취를 학교 생활의 성공적인 적응과 동일시하는 특수한 상황에서나 있을 수 있는 신종 유행병쯤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학습장애는 전체 학령기 아동의 약 2-10%가 해당하는 전 세계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질환으로서 세계 소아정신의학회에서 공식적인 진단으로 분류,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학습장애 아동을 장애자에 분류시켜 그 교육과 적응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학습장애는 부모의 지나친 학습에 대한 강요, 교육의 부재, 부모의 무관심, 가족 문제(이혼, 잦은 다툼 등) 또는 아동의 불안정한 정서나 행동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학습 부진"과는 감별되어야 하고, 또한 낮은 지능 때문에 학습의 문제가 발생하는 "학습 지진"과도 달리 이해되어야 한다.

"학습장애"는 지능은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과 글을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필요한 기초학습 기능의 문제로 인해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장애를 보여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을 말하며,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수 장애", "혼합형 학습장애" 및 "비언어적 학습장애" 등이 있다. 광의의 학습장애를 일컫는다면 저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도 여기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본 주제는 특수 학습 장애에 국한하기로 하겠다.

자녀의 학업성취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 부모들이 "저희 애는 공부는 못해도 자신감 있게 키우고 싶어요'라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가능한 일인가?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면 학교나 학원 또는 친구들 사이에서 열등한 아이 취급을 받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에 대해 불안과 초조감을 갖게 된다. 점차 아이는 위축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며, 자신감과 적응력이 부족한 성인으로 자라나게 된다. 심한 경우,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비행 청소년이 되기도 하며, 심지어 고민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학업상의 어려움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동이나 청소년이 공부하는 것과 관련하여 문제를 보일 경우 그 정확한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습장애의 원인에는 감염이나 외상 등의 뇌손상에 의한 뇌기능 장애, 뇌의 성숙 지연, 유전적 요인, 신경생화학적 요인 및 뇌의 편측화의 불균형 그리고 임신 또는 주산기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정상 지능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에 필요한 여러 과정과 기능들, 즉 시각 지각, 청각 지각, 순서 배열, 추상 능력, 구성, 단기기억, 언어, 미세 근육운동 등 특정 영역에서 결함을 나타내는 원인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학습장애의 다양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면밀한 병력 청취와 환경 평가, 아동의 정신 상태와 신경학적 증후에 대한 평가, 그리고 학습에 장해를 줄 수 있는 여러 신체 질환에 대한 검진이 이루어져야 하며, 아동의 일반적인 인지능력, 언어, 기억, 시각 및 청각 정보의 처리, 시각-운동 협응 능력, 추론능력 등의 소위 고위 뇌기능이 체계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학업성취 수준과 주의집중력, 정서 및 적응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습장애는 무엇보다도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의 목적은 학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학습장애로 인한 이차적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데에 있다. 부모, 교사, 특수 교사, 소아정신과의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꾸준히 서로 협동하여 아동을 도와주어야 한다. 우선 학습 환경를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아동의 일상생활을 조직화해주어야 하며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적절히 치료를 해주고, 주의력 결핍에 대해 약물치료를 실시하면서 특수 학습장애에 대한 특수교육적 접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로 다음은 학습장애를 진단해볼 수 있는 간이점검표이다. 다음 영역에서 또래에 비해 여러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 소아정신과의사의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다.

1. 장소나 위치를 혼동한다.
2. 숫자를 셀 때 손가락을 이용한다.
3. 좌우 개념을 자주 혼동한다.
4. 스스로 먼저 얘기하는 것이 어렵다.
5. 무관심하고 뭔가를 해보려는 동기가 없다.
6. 글자나 숫자를 아무리 배워도 익힐 수가 없다.
7. 공상을 하거나 생각 속에 빠져 멍해 보일 때가 있다.
8. 교과서를 읽고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9.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가 많다.
10.손으로 하는 일이 어색하고 서툴 때가 많다.
11. 특정 글자나 단어를 생각해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