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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조류독감은 안전한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새로운 전염병은 아니다. 매년 인구의 10~20%가 앓고 지나가는 병이다. 야생조류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닭, 오리 등, 식용으로 기르는 가금류(家禽類)들도 앓는다. 인플루엔자의 종류는 크게는 약 135가지 혈청형(H, N항원성에 따른 분류)이 있다. 다행히 이들은 대부분 약하게 감염을 일으키고 각각 혈청형에 따라 자신이 감염을 일으키는 동물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특성을 종간장벽(種間障壁)이라고 하며 이는 바이러스가 익숙하지 않은 동물의 몸속에서는 결코 정상적인 생활사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되는 “조류독감”은 가금류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H5N1 혈청형을 말한다. 다른 인플루엔자와 전파경로나 질병을 일으키는 모양이 전혀 다르지 않은데도 마치 두려운 신종 전염병인양 알려진 이유는 이것이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비해 인간에게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해로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① 가금류의 집단폐사를 통한 유행지역 축산농가의 경제적인 손실; 우리나라의 일부지역의 상황

②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종간장벽을 넘어 가금류에서 사람으로 우발적 전염; 최근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약 20-30명 정도의 사람감염 사례와 사망 사례가 보고.

③ 고병원성 바이러스 H5N1이 장차 변종을 일으켜서 사람 간에도 감염을 일으키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

지금까지의 상황은
①, ② 단계까지이다. 그리고 현재의 고민은 유행지역에서의 ② 단계의 사람감염을 최대한 막고, ③ 단계의 상황, 즉 1918년 독감의 대 유행과 같은 재앙을 예방하려는 방역당국의 몫이지 일반인들의 몫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떤 독감도 감염된 닭이나 오리를 먹어서 전염된 사례는 없다. 우발적인 사람 감염은 도살된 후 가열조리 된 육류와의 접촉으로는 성립되지 않고, 유행지역의 양계장 등 이들 가금류의 호흡기 및 배설물이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환경으로만 한정된다. 이는 고병원성 바이러스나 변종을 일으킨 인플루엔자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까지는 첫 진원지였던 베트남의 바이러스의 경우도, 다행히 사람 간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변종이 출현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 충북 음성 등지에서 분리되었던 바이러스는 집단폐사를 일으켰지만 2004년 2월 13일 현재까지 우발적인 인체감염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행 바이러스도 역시 H5N1이지만 베트남에서 자주 사람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와는(세분화한) 혈청형이 다른 것으로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밝혔다.

결론적으로 최근 “조류독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 5일까지 산발적인 집단 폐사가 일어나는 등 질병을 감시해야하는 전문가들과 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해당지역에서의 주의를 요구하지만 닭이나 오리의 조리나 섭취를 기피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된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어려움을 격고 있는 농가와 업계를 위해 닭이나 오리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수재민을 돕는 성금을 보내는 마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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