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기 간질환의 확실한 치료법, 간이식

이번 시간에는 간질환 최후의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간이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간이식이란 말 그대로 병든 간을 새로운 간으로 교체해주는 수술법입니다. 80년대 이전까지의 간이식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여 실험적인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새로운 약제의 개발, 그리고 수술 기법과 장비의 발전으로 인하여 치료성적이 많이 향상되어 말기 간 질환의 확실한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말기 간 질환이란 만성 간염에서 간경화로 진행된 후 간 기능이 점차 나빠져 간 부전에 빠진 상태입니다. 간성혼수와 간신증후군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식도 정맥류의 출혈 혹은 복수가 내과적인 방법으로 조절 안 되는 상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말기 간 질환의 경우 이외에도 간암 환자에서도 간이식이 제일 좋은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간암 환자에서 간이식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적으로 간암이 간에만 국한되어 있어야 하며 5cm미만의 간암이 하나 있거나 3cm미만의 간암이 3개 이하이면서 혈관전이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에만 간이식이 가능합니다. 이외에 간이식이 필요한 경우는 독성물질과 약물에 의해 간 기능이 갑자기 나빠진 전격성 간 부전 환자, 그리고 선천적으로 담도 폐쇄증이 있는 소아에서 유일한 완치의 방법입니다. 최근에 담도암에서도 간이식을 시행하는 시도가 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실현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간이식의 대상이 되는 환자라도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 약물 또는 알코올 중독자, 패혈증 환자, 심장과 폐에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간이식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간이식 방법에는 크게 뇌사자로부터 간을 받아 이식하는 방법과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간의 일부를 떼어 이식하는 생체부분간이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부모님에게서 받은 신체를 죽어서도 회손 되지 않게 고이 간직 하는 것이 미덕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뇌사자 간이식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덕목으로 되어 있어 주로 자식들이 부모님께 간을 기증하는 생체간이식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독특한 사회적 여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우리나라의 생체 간이식이 발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물론 자식들이 간을 기증하는 경우 이외에도 부모나 혈연관계에 있는 분이 간을 기증하는 경우도 있으며 배우자나 친구, 선후배 관계에서도 기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 간을 기증하겠다고 해서 누구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혈연관계임이 확실해야하고 비 혈연관계인 경우에는 순수기증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조건 중에 기증자의 혈액형이 간이식을 받는 분께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이어야 합니다. AB형의 환자는 어떤 혈액형의 기증자에게나 간을 받을 수 있는 반면에 O형 환자는 O형의 기증자에게만 간을 기증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O형 환자분들은 대부분이 어렵게 기증자가 정해지며 심지어는 기증자를 못찾아 간이식을 못 받고 안타깝게 사망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또한, 기증자로서 그 다음 갖추어야 할 조건은 지방간 정도가 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성인의 대부분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술 그리고 체중증가로 인하여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술을 안마시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여 체중을 줄인다면 지방간은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체 간이식 기증을 하기 쉬해서는 혈액형과 지방간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생체 간이식이란 정상인이 간의 일부를 떼어 환자에게 주는 수술이기에 특히 정상인인 기증자의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수술법입니다.

그러므로 혈액형과 지방간 정도는 기본적으로 적합하여야 하며 기증자 간의 절제 가능한 간의 크기, 남게 되는 간의 크기, 수혜자의 체중, 환자의 상태, 기증자와 수혜자의 해부학적 구조 등등을 수술 전에 면밀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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