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면봉 사용과 잦은 자극,
외이도 방어기전 무너뜨려

여름철 수영장이나 바닷가를 다녀온 뒤 귀가 먹먹하거나 간질거리는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일시적으로 물이 들어간 것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발생하거나 귓바퀴를 가볍게 당겼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외이도를 쉽게 축축하게 만들고, 세균 증식을 촉진하는 조건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외이도염은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외이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외이도는 길이 약 2.5cm의 S자형 통로로, 외부 세균과 이물질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외이도 피부에는 귀지샘과 피지선이 분포해 있으며, 이곳에서 생성되는 귀지는 외이도를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 요소다.
수영이나 샤워 후 귀 안에 물기가 장시간 남아 있거나, 면봉이나 손가락으로 반복해 귀를 파는 습관이 있을 경우 외이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세균이나 진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
외이도염의 약 90% 이상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대표적인 원인균은 녹농균과 포도상구균이다. 이들 균은 일상 환경이나 피부에 존재할 수 있으나, 외이도 방어기전이 손상된 경우 염증을 일으킨다.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했거나 외이도가 지속적으로 습한 환경에 놓인 경우에는 진균성 외이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통증보다는 심한 가려움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초기 증상은 가려움이나 귀 먹먹함 등 비교적 경미하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염증이 진행되면 통증이 심해지며, 특히 귓바퀴를 당기거나 귀 앞쪽의 연골(이주)을 눌렀을 때 통증이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외이도가 붓고 분비물이 증가하면 악취가 동반되기도 하며, 부종과 분비물로 인해 일시적인 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외이도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이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귀지는 외이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불필요하게 자주 제거할 필요는 없다. 수영이나 샤워 후에는 고개를 기울여 물기를 자연스럽게 배출하고, 필요 시 약한 바람의 드라이어를 일정 거리에서 사용해 건조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어폰이나 보청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중간중간 귀 안을 환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윤지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이도염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데, 습관적으로 귀 안을 면봉으로 닦아내는 습관이 오히려 외이도염에 잘 걸리게 만든다”며, “귀가 가렵거나 먹먹한 증상이 지속되고, 특히 귓바퀴를 당길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