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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 의료봉사팀, ‘사랑해야하는 이웃들‘

순천향 의료봉사팀, ‘사랑해야하는 이웃들‘
서울역 노숙인 대상 무료 의료봉사활동 전개

이제와 고백한건데 노숙인들로 가득한 서울역 인근의 한 교회에 들어섰을 때, 단 1분도 제대로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퀴퀴한 냄새와 뽀얀 먼지가 날아다니는 탓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밖에 있는 걸 선택했을 정도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환한 미소로 노숙인들의 손을 맞잡아주는 순천향 의료봉사팀의 모습이 새삼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 10년째 무료 의료봉사활동 中

아직 겨울의 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2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순천향의대 동문 4인방이 서울역 인근의 한 교회를 찾았다. 자선봉사단체 ‘좋은 친구들’의 서울역 노숙인 대상 지원 사업 중 매월 1번씩 실시하고 있는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하기 위함이다.

‘서울역 순천향 의료봉사팀’으로 불리는 해당 팀은 의대 20기 동창인 박병원 서울병원 심장내과 교수, 김경하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박춘묵 맑은가정의학과의원 원장과 2년 후배인 22기 서주영 성가복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순천향서울병원 신우회로 구성돼있다.

봉사팀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마다 노숙이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에 참여해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진료해주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동창회는 봉사팀의 뜻깊은 행보를 인정, 지난 2월 18일 ‘순의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참고로 순의대상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봉사하는 순천향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광이다.

박병원 교수는 “해야할 일을 하는 것 인데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러운 마음입니다”라며 “다만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분들을 하나님께서 사랑하셔서 도움을 주심에 감사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는 다짐을 전했다. 봉사팀의 대부분이 20기 동창들로 이뤄진 이유는 서울병원 신우회를 통해 봉사를 함께 하게 되었고 10년 이상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던 박춘묵 원장이 박병원, 김경하 교수에게 반강제(?)적인 권유를 한 까닭이다. 후배인 서주영 전문의 역시 그이 강압이 아닌 강압을 못이긴 척 기꺼이 합류했다는 후문이다.

박춘묵 원장을 제외한 3인이 4년 전부터 봉사팀에 새롭게 합류한 후 지금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본격적인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해왔다. 이제는 심한 악취마저도 익숙한 듯 노숙인들이 식사를 마치고 진료를 받기 전까지 교회 한 편에 마련된 임시진료실에서 담담한 표전으로 담소를 나누기까지 했다.

김경하 교수는 “여름에 비교하면 지금처럼 날씨가 추운 겨울은 아주 쾌적한 편이다”라며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말했다.

노숙인 전용 진료차트 도입 정들어 가는 이웃들

약 1시간에 걸친 예배와 노숙인들의 식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됐다. 문밖으로 길게 늘어선 환자들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오늘의 진료 대상은 약 70명으로 오히려 평소보다는 적은 축에 속한다고 한다.

박춘묵 원장은 “오래 전에는 서울역 한 쪽에 공간을 마련해서 환자들을 맞이했을 때는 너도나도 진료를 해달라고 하루 100명 이상씩 몰려오곤 했다”라며 “서울역에는 겨우 길 하나 건너면 찾아올 수 있지만 그마저도 귀찮아하는 노숙인이 많아 속으로 병을 키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고 말했다.

특히 순천향 동문들로 이뤄진 현재 봉사팀 출범한 후 의료봉사시스템은 한층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진료를 받는 노숙인마다 ‘진료차트’를 작성·보관함으로써 질환의 추적관찰이 가능해졌고 보다 적확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경하 교수는 “일반 병원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진료차트’의 존재가 의료봉사현장에서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미흡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들게 됐다”라며 “특히 만성질환 환자들의 상태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고 기타 질환의 현황 및 합병증 가능성 등 환자들의 정보가 잘 정리돼있어 세심한 진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의료봉사활동이지만 봉사팀 구성원들에게 그들은 '노숙인‘이 아닌 ’환자‘다. 의료진들은 멀리서도 악취가 확인될 정도로 비위생적인 환자의 신체 곳곳을 직접 확인하는가 하면 심각한 상태의 환자는 정식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해주기도 한다.

2년 전에는 박병원 교수가 진료 도중 혈압이 떨어져 힘들어하던 환자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서울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을 핑계로 야외를 들락거리던 기자의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박병원 교수는 “수년간 노숙인들을 만나고 진료하면서 자주 오시는 분이 못 오시면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위한 봉사는 어찌 보면 자신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하는 숭고한 행위일 터다. 사회적 약자에게 자신의 개인시간과 재능을 제공하고 있는 순천향 의료봉사팀 역시 자신의 개인기간과 재능을 제공하고 있는 순천향 의료봉사팀 역시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이유로 스스로의 소중한 자치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절망의 끝에 선 노숙인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선물하고 있는 순천향 의료봉사팀 4인의 행보가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