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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에게 찾아온 코로나19 (COVID-19) 이해하기

2020년 우리에게 찾아온 코로나19 (COVID-19)


1. 대상과 지역을 선택하는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불완전 생물체이기 때문에 숙주동물 체내에서 생활사를 이어간다. 바이러스는 생존(maintenance)을 위해서 선택한 숙주동물이나 매개동물이 살 수 있는 조건에서만 서식을 하기에 사람이 감염병을 초래한다기 보다는 바이러스가 인류를 선택해서 찾아오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코로나바이러스과 바이러스는 주로 박쥐, 사향고양이, 낙타 등 다양한 포유류를 감염시키는데, 사람에게 넘어와서 유행을 일으키는 종이 지금까지 7종으로 알려졌다. 그 중 HCoV-229E, HCoV-OC43, HCoV-NL63 3가지는 이른바 가벼운 감기를 일으키지만 2002년 SARSCoV(사스), 2005년 HCoV-HKU1, 2012년 MERS-CoV(메르스, 우리나라는 2015년)와 이번에 2019년 말 SARSCoV-2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많은 피해를 일으킨 무서운 바이러스이다. SARS-CoV-2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는 근거는 유전자 계통분류에서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중 기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가깝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중국 후베이성 우한지역에서 비롯되었다.


2.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역학

1월 20일 중국에서 온 첫 외국인 사례로 국내 유행이 시작되었다. 초반은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형태였고 입국자 차단을 빠르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음에도 접촉자 관리를 잘해서 지역사회나 의료기관내 큰 확산없이 첫 국면은 잘 극복하였다. 그러나 2월 17일 31번 환자로 신천지 종교집단 내 많은 접촉자가 발생하면서 대구 · 경북지역 발 지역사회 확산과 공중보건의 위기상황이 초래되었다. 2월 19일 첫 사망자가 나오고 21일 원인 미상의 급사를 한 환자가 사후 확진이 되면서 본격적인 공포가 시작되었다. 29일에는 하루 신규감염자가 813명까지 발생하는 정점을 기록한 후 3월 초부터는 통제가 되었다(1). 긴 사회적 거리두기 끝에 5월 8일 이태원 업소 등을 방문한 젊은 사람들의 집단 감염으로 또 한번 위기가 있었으나 역시 조금씩 통제가 되고 있어서 16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11,037명이다. 다행히 대부분은 완치 되어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수는 줄고있다. 유행 초반에는 보건의료의 역량과 대응 정책에 따라서 나라마다 다른 수준으로 감염이 확산된다고 생각했지만, 상대적으로 대도시 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차이없이 전파가 되었고 양질의 의료 자원을 가지고 있는 유럽과 북미 선진국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발생하는 환자를 수용하지못해서 중환자실이 모자라고 사망자가 나오는 것을 경험해야만 했었다. 이는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으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감염된 사람들의 나이 군이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은 형태였고 병상부족으로 인한 의료자원의 붕괴를경험하기 직전에 발병 규모가 줄기 시작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입원한 환자의 약 39%(2)가 결국 중환자실 치료까지 하게되었다는 중국보다는 상대적으로 환자들의 중증도는 낮은 편이었다.



3. 새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 지역사회 감염, 무증상 감염

2012년까지 사람들은 큰 규모의 유행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에어로졸 전파가 가능한 의료기관 내 시술을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비말(침방울) 감염이 주된 경로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확진자를 진료하는 환경에서만 레벨D 보호구를 권고할 뿐이고 지역사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까지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15년 한국에서 경험한 메르스는 과밀한 의료기관의 환자대기 공간에서만도 얼마나 많은 슈퍼전파 사건이 초래되었는지를 경험 하였다(3).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의료기관 내에서 보호구 수준을 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코로나19는 감염력을 의미하는 재생산지수(R0)가 독감이나 사스, 메르스보다 월등히 높은 3-5이기에 메르스와 달리 감염이 확산되면서 접촉자 감염만 통제하던 초반과 달리 결국은 지역사회 전파가 주된 감염경로가 된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었다. 메르스만 해도 종숙주 동물인 단봉낙타에서는 무증상기에는 의미있는 전파가 일어나지만 사람 간에는 무증상기 전파가 없기 때문에 주로 중증 폐렴이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슈퍼전파만 통제하면 지역별로 종식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중증 폐렴보다 오히려 가벼운 상기도 감염시기부터 상당히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배출(4) 되고 주된 경로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증상기에 전파 가능성(5)이 있기 때문에 감염증상이 있기 2일 전부터 접촉한 사람을 접촉자로 간주할 정도이다. 결국 이를 대응하는 의료진으로서는 방역을 포기하지 않는 한 엄청난 수의 접촉자를 관리하고 검사를 해야한다는 결론에 봉착한다. 또한 무증상기 감염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4. 한국식 의료기관의 대응과 방역정책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국민건강보험 자원(공공자원)을 기반으로 민간 병의원(민간자원)이 진료를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민간병원이 가진 자원만으 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보건소와 지자체에 속한 의료기관들이 대응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상은 지역별로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여 민간병원에 건립을 지원한 경우도 유지보수비와 운영인건비의 지속적 지원없이 지정만 하고 감염병 환자를 보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2015년 메르스 경험 덕분에 감염관리 간호사를 병원마다 충원하도록 하였고, 각종 의료기관평가 항목에서 병원 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시설을 갖추도록 하였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방역에 최소한의 밑거름이 되었다. 진단검사도 정부가 보험재정 외 추가 재원을투입하여 의사의 재량대로 검사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적절하였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의 진단검사는 권고하지 않기에 이번 코로나19도 대량의 집단적인 검사를 한국이 처음으로 해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문화에서 의사의 정확한 검사결과 없이 회사를 결근하거나 집에 자가 격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모든 검사결과가 무상으로 빨리빨리 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한국식” 검사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법도 인천의료원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의 제안으로 경북대학교 칠곡병원에서 처음 시작했었고 이후에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집단검진을 소화하는 방안을 지역보건소와 민간종합병원들이 선보였다. 방역당국이 다른 진료 업무보다 우선하여 감염병의 진단검진을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었고 특히 개원가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원을 하여 이것이 가능했었다. 시간이 가면서 이 병의 높은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과 심지어 무증상기 전파 특성 때문에 이러한 과도한 진단검사 대응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고 인식되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감염자의 동선공개와 접촉자 관리와 자가격리자 관리는 개인의 정보 보호와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역사적으로 재난 상황에서 위기대응 체계와 투명한 정보공개 및 소통에 대해 국민들이 더 아쉽게 생각해왔던 배경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다만,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낙인, 혐오와 잘못된 정보를 퍼나르는 인포데믹 등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유행이 통제되고 있는 것은 여러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원칙을 인내심을 가지고 따라 주었기 때문이고, 정부의 특정한 거버넌스의 성과라고 볼 수는 없다. 그만큼 이 바이러스는 예측이 가능하지 않은 면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방심할 수 없으며 의료계와 국민들은 이후 또 어떤 노력을 더 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


5. 포스트 코로나19 세상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빠른 시일에 나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결국 인류는 이 병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사스나 페스트처럼 이유없이 시작되고 이유없이 스스로 종식이 되기 전에는 이 바이러스가 사람을 안정적인 종숙주로 생각하고 독감처럼 계절마다 찾아오는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유럽국가에서 “집단면역(herd immunity)(6, 7)”에 무게를 둔 방역정책을 한다고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정작 해당 국가도 집단면역을 정책으로 주장하지는 않았으며 특히 코로나19가 적극적인 개입없이 개인위생과 고위험군 통제만으로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은 더욱 아니다. 집단면역에 기대한 정책이 필연적으로 더 많은 감염의 확산과 사망자를 초래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우리나라 인구로 계산해볼 때 수십 만명의 사망을 전제로 해야한다.), 방역당국이 언제까지나 전국민의 방역동선을 관리하고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한 데서 비롯된 차선의 입장에 가깝다. 즉 지금 한국과 같은 나라의 방역당국이 하고 있는 수준의 감염자와 접촉자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입장이라고 보여진다. 결국 어느 나라의 정책이던지 모범 정답은 없고 각각의 지역 특성과 인구의 연령과 질병 구성, 주거의 밀집 정도, 정부의 방역 개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메르스 때 치뤘던 대가보다 더 큰 변화에 대한 요구를 지금 받게 되었다. 병원은 그래도 감염환자의 격리나의심환자의 동선 관리라는 것이 원칙적으로 전제되어야하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시간과 함께 우리 의료기관이 점진적으로 더 안전한 병원으로 될 수 있겠지만 교육시설, 관공서, 종교시설, 상업시설, 군부대 등 사회 전반에서 호흡기 감염병을 막아내기 위한 안전한 체계를 가진다는 것은 정말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뤄내야 할 변화이다.


참고문헌

1. KSID. Analysis on 54 Mortality Cases of Coronavirus Disease 2019 in the Republic of Korea from January 19 to March 10, 2020.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020;35(12).

2. Huang C, Wang Y, Li X, Ren L, Zhao J, Hu Y, et al. Clinical features of patients infected with 2019 novel coronavirus in Wuhan, China. Lancet. 2020;395(102 23):497-506.

3. Ki M. 2015 MERS outbreak in Korea: hospital-to-hospital transmission. Epidemiol Health. 2015;37:e2015 033.

4. Zou L, Ruan F, Huang M, Liang L, Huang H, Hong Z, et al. SARS-CoV-2 Viral Load in Upper Respiratory Specimens of Infected Patients.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0;382(12):1177-9.

5. Arons MM, Hatfield KM, Reddy SC, Kimball A, James A, Jacobs JR, et al. Presymptomatic SARS-CoV-2 Infections and Transmission in a Skilled Nursing Facility.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0.

6. Bonds MH, Rohani P. Herd immunity acquired indirectly from interactions between the ecology of infectious diseases, demography and economics. J R Soc Interface. 2010;7(44):541-7.

7. Kim TH, Johnstone J, Loeb M. Vaccine herd effect. Scandinavian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2011;43 (9):683-9.


※ 이 글은 대한병원협회지 379호(2020 summer Vol 379)에 게재한 김태형 교수 글입니다.


김태형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