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신경외과 이광수 교수

조기에 병원 찾아 진료 보는 게 가장 효과적

나이가 들어가면서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와 다리가 저린 경우가 많아진다. 물론 최근에는 증상이 처음 발생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있는 상황이라 드물지 않게 청소년 환자들도 만나게 되지만 대부분의 원인 질환들이 기본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빈도가 늘어가는 퇴행성 질환들이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여러가지 원인과 질병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척추에서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들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 협착증이다.

증상이 아주 심해져서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돼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에게 물어보면 수술하자고 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진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환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은 ‘언제쯤 완치되나요?’ ‘약은 계속 먹어야 하나요?’ 등의 치료 종료 시점에 대한 질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위의 대표적인 질환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한다. 두 가지 질환은 세세한 증상이나 경과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퇴행성 질환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환자에 따라 통증 등의 증상이 좋아져 약을 안 먹고 지낼 수도 있고 불편함이 전혀 없어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없다고 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부위가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설픈 자가 진단은 오히려 병을 크게 만들어

어떤 의미에서 퇴행성 질환이라는 것은 감기나 종양처럼 완치의 대상이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의 대표적인 만성질환들과 같이 조절하며 지내야하는 질병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디스크나 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론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거나 수술이 더 나은 결과가 예상되는 일부의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수술 받는 환자는 전체 척추 퇴행성 질환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일부분에 한하는 경우다. 따라서 막연한 두려움으로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면 다른 만성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고 질병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여 조절할 수 있으며 다양한 약물을 조절해도 증상이 심한 경우는 신경 차단술이나 경막외 차단술 등의 주사요법을 시행하여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통증이 아주 심해서 병원을 찾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단계에서 증상이 조절된다. 증상이 조절된 후에는 적절한 운동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 등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적절한 시점에 병원을 찾아서 통증을 조절하지 않는 경우 이러한 증상으로 인하 여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없으며 통증으로 인하여 뒤틀어진 자세를 유지하게 되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이렇게 참고 버티는 시기가 길어지게 되면 이후 정말로 걱정하던 것처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진단은 간단하지 않아서 어설픈 자가 진단은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고 이와 관련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허리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