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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췌장의 낭성 질환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소화기내과 최문한 교수



췌장은 위의 뒤쪽에 있는 후복막 장기이며 소화기관 중 하나로, 크게 두 가지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첫 번째 역할은 췌장액(이자액)을 분비해서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어 소화효소로 작용하며, 위산을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 역할은 호르몬 분비이며,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게 됩니다.

최근에 건강검진의 대중화 및 초음파, 복부전산화 단층촬영, 복부자기공명영상 등 영상 검사의 발전에 맞추어 우연히 발견되는 무증상의 췌장 낭성 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췌장 낭종의 유병률은 미국의 한 논문에서 약 20%, 일본의 부검 성적에서 약 24%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합니다.

낭종이라는 용어는 병리적으로 정의된 것이 아니라 영상검사 소견으로 붙여진 용어입니다. 따라서, 췌장의 낭성 병변은 넓은 영역의 질환을 포함하며, 비종양성 췌장낭종과 종양성 췌장낭종, 고형 종양의 낭성변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종양성 췌장낭종은 가성낭종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대표적입니다. 종양성 췌장낭종은 낭종의 내부에 점액이 차 있으며 악성화가 가능한 점액성 낭성종양과 췌관 내 유두상 점액종양과, 종양이지만 악성화할 가능성이 낮은 장액성 낭성종양이 대표적입니다. 고형 가성유두상종양과 신경내분비 종양이나 췌장관상선암과 같은 고형 종양의 내부 괴사로 인한 낭성 변화를 동반한 경우도 낭성 질환으로 발견될 수 있습니다.

△가성낭종(pseudocyst)

췌장 낭성 병변 중 가장 흔하며, 급성 또는 만성 췌장염이나 췌장 외상 후에 발생하게 되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장액성 낭성종양(serous cystic neoplasm, SCN)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나, 크기가 커져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50~60대에 많이 발생하고 여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점액성 낭성종양(mucinous cystic neoplasm, MCN)

50대의 중년 여성에서 자주 생기며, 주로 췌장의 몸통과 꼬리 부분에 많이 발생하며, 전암성 병변으로 악성 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수술적 절제가 치료 원칙입니다.

△췌관 내 유두상 점액종양(intraductal papillary mucinous neoplasm, IPMN)

전암성 병변으로 남녀의 발생비가 동일하고 60대 이상의 연령에서 췌장 두부에 흔하게 발생합니다. 주췌관형(main duct type)-IPMN, 분지췌관형(branch duct type)-IPMN, 혼합형(mixed type)-IPMN으로 분류합니다. 주췌관형의 경우 높은 악성화 빈도를 보이고, 점액으로 인하여 췌관이 막혀 복통을 동반한 폐쇄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고, 당뇨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분지췌관형의 경우 증상 발현이 적고, 악성화 빈도 또한 주췌관형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형 가성유두상종양(solid pseudopapillary neoplasm, SPN)

고형 종괴지만 병변이 커지면서 병변 내부가 괴사가 되어 낭성질환으로 관찰되며, 20·30대의 젊은 여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이나 복막전이, 림프절 전이도 가능하므로 수술적 절제가 권고되며 완치율이 높습니다.

췌장암이 두려운 이유는 증상이 없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생존율이 낮은 암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췌장 낭성 질환 감별의 핵심은 악성화 가능성이 있는 낭성종양을 감별하여 조기에 수술적 제거를 하는 것입니다. 

낭종의 감별을 위한 췌장 프로토콜 컴퓨터 단층 촬영(pancreas protocol computed tomography [CT]) 스캔이나 조영 증강 자기 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자기 공명 담관 췌장 조영술(magnetic resonance cholangio pancreography [MRCP]) 검사를 추천하며, MRI/MRCP를 시행할 수 없는 환자의 경우 초음파내시경(enosdcopic ultrasongraphy, EUS)의 시행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립된 다수의 국제 가이드라인들은 우연히 발견된 췌장 낭성 종양의 적절한 치료 및 추적 관찰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cm 이상의 낭종, 낭종에 의해 황달이 발생한 경우, 10mm 이상의 주췌관의 확장, 낭종 내 고형 종괴나 5mm 이상의 벽결절 존재, CA 19-9 상승, 2년 동안 5mm 이상의 낭종 크기 증가 등은 고위험군에 해당하여 수술적 치료가 권고됩니다.

고위험 소견이 없는 췌장 낭성 종양의 경우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합니다. 추적 관찰의 기간 및 방법은 지침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나 추적 관찰의 기간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전신상태가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 평생 추적 관찰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췌장 낭성 종양의 자연 경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췌장 낭성 종양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 확률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기대여명이 긴 젊은 연령의 환자의 경우 장기적 추적 관찰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