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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손저림에 대한 접근

글 정진우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신경과 교수

신경과 외래를 하다 보면 손이 저려서 오시는 분들을 많이 뵙게 된다. 특히 겨울이 되면 손이 저려 잠을 깨기도 한다고 호소하며 병원으로 많이 오신다. 처음에는 ‘잠깐 저리다 말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다 증상이 지속되면 뇌경색은 아닌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며 병원에 내원하기도 한다.

손 저림은 표현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찌릿찌릿하다’, ‘따갑다’, ‘남의 살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이 차다’ 등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손 저림을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손이 저리다고 하면 흔히 혈액순환이 안 되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손 저림은 신경의 손상이 원인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손 저림의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다. 이는 팔로 내려가는 말초신경 중 정중신경(Median nerve)이라는 신경의 이상 현상을 말한다. 이 신경은 손목을 지나면서 수근관(carpal tunnel)이라는 뼈와 인대로 구성된 통로를 지나게 되는데, 이 통로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좁아지게 되면서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손을 많이 쓰는 직업에서 많이 발생하며, 자주 쓰는 손 쪽이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정중신경의 분포를 따라 엄지부터 중지까지의 저림이 나타나며 손바닥까지 저리기도 한다. 점점 압박이 심해지는 경우 감각의 저하가 동반되며, 손가락 힘이 약해지면서 쥐고 있는 물건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신경전도검사(Nerve Conduction Study)를 시행하게 된다. 이는 팔에 있는 신경에 전기 자극을 가하여 나오는 수치를 정상치와 비교하여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이다.


이외에 팔 신경 초음파, MRI 등을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을 판단할 수 있다. 치료는 만약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고 심하지 않다면 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손목 보호대의 사용, 적절한 스트레칭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방법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정중신경의 붓기와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최후의 방법으로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손목에 절개를 하여 수근관을 이루고 있는 횡인대를 절개하게 되는데, 그러면 정중신경의 압박이 감소하고 신경 손상이 회복되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손 저림은 경추 협착증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이 점점 진행된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하므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시행해야 한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이상, 신장질환 등 내과적인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손 저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비타민 B12와 같은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나 과도한 음주 등이 손 저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손 저림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 평소 규칙적인 운동 및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과음, 폭음을 하지 않고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손 저림이 발생한다면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내원하여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여 치료함으로써 더 큰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